[luhan/xiumin] The rainy season

열린 창문 사이로 빗방울이 꽃잎이 흩날 리듯 내리고 있었다. 한 가닥 한 가닥 내리는 빗줄기가 꼭 하프 줄 같았다. 고 민석은 생각했다. 민석은 열린 창문 너머로 팔을 내밀어 내리는 빗줄기 사이로 천천히 가로 저어 보았다. 빗줄기 사이로 손을 내저 으면 하프처럼 고운 소리를 낼 것만 같았다. 토독 -. 톡 -. 토 도독 -. 빗방울이 민석의 손등 위로 떨어졌다. 민석은 눈을 감고 손등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감촉을 느꼈다. 아, 시원해.
 
 
 
 
"또 문 열어 놓고 있지."
 
 
"아, 루한."
 
 
"내가 문 열어 놓고 비 맞지 말랬 잖아. 몸도 안 좋은데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괜찮아 이제 많이 좋아 졌 잖아."
 
 
"그래도 언제 안 좋아 질지 모른다고."
 
 
"병원 안에 만 있으니까 답답해서 그래."
 
 
"으이구 -."
 
 
 
 
하여간 말도 안 듣는데 한 마디도 안지지? 루한이 장난스럽게 민석을 쏘아 보자 살풋 웃어 보인 민석은 창문 가로 다가가 문을 닫는 루한을 조용히 바라보기 만했다. 루한은 침대에 앉아 자신을 바라 보는 민석을 마주보다 민석 옆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민석을 침대에 눞 혔다. 이불까지​​ 꼼꼼하게 덮어주는 루한의 행봉을 민석이 저지했다. 나 안 졸려. 아까도 계속 누워 있었어. 잠깐 멈춰서 민석의 말을 듣던 루한은 민석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다시 민석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
 
 
 
 
"방금 바람 쐬였 잖아. 따뜻하게 안하면 내일 또 콜록 댈 거면서."
 
 
"안 그래."
 
 
"내 말 듣자, 형?"
 
 
"...... 알 겠어."
 
 
 
 
민석이 입술을 삐죽이자 루한이 민석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콩 때렸다. 또 또 입술 내민다. 어린 애도 아니고 귀엽기라도하면 모를까 나이에 안 맞는 행동하지 말랬지. 루한이 개구지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하자 민석이 루한을 매섭게 쏘아 보았다.
 
 
 
 
"어이쿠, 한 마디 더하면 때릴 기세 다?"
 
 
"너 형 자꾸 놀릴 래?"
 
 
"으하하, 형, 지금 형 표정 진짜 웃겨 눈 돌아간 귀신 같아, 귀신 으 하하하 -!"
 
 
"야, 루한 -!"
 
 
 
 
민석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옆에 앉아 킬킬 대는 루한의 팔뚝을 퍽퍽 내리 쳤다. 아, 아, 형 -! 아파 -! 아악! 루한이 아프다 며 팔짝 대자 민석은 여전히​​ 루한을 쏘아 보며 틱틱 대는 말투로 말했다. 그러게 누가 형 놀리 래?
 
 
 
 
"아오, 진짜 아파 -!"
 
 
"엄살은."
 
 
"진짜 아프 거든? 봐, 팔뚝 빨게 졌 잖아!"
 
 
"지, 진짜 네 ......."
 
 
 
 
루한이 소매를 걷어 팔뚝을 보여 주었다. 확실히 빨갛게 변한 루한의 팔뚝에 민석의 표정이 사색이되었다. 어, 어떡해! 얼음! 얼음! 아, 루한, 정말 미안해에 -! 민석이 울쌍을 지으며 루한을 쳐다 보자 찬 열의 얼굴이 일그러 지는가 싶 더니 이내 박장대소를하며 침대에 고개를 쳐 박고 웃기 시작했다. 으 하하하 -!
 
 
 
 
"왜, 왜 웃어?"
 
 
"아, 진짜. 큭큭 ......."
 
 
 
 
형 지금 완전 귀여운 거 알아? 으하하! 정화 신은 고양이 같아, 큭큭 ....... 이젠 침대에 엎드려 주먹으로 침대를 팡팡 쳐 대며 웃는 루한을 멍하니 바라 보던 민석의 얼굴이 이내 붉어졌다. 아, 이럼 안 돼 ....... 귀엽다는 한 마디에 수줍은 소녀 마냥 얼굴을 붉 히게되고, 가슴이 콩닥 콩닥 뛰는 제 꼴이 우습다 고 생각 하다가도 루한의 한 마디에 가슴 떨려하며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제 자신이 어이없고 더러웠다.
 
 
 
 
"아 하하하 -! 어, 형 얼굴이 빨게."
 
 
"어, 어?"
 
 
"뭐야, 열 나는거야?"
 
 
"그런 거 아니야."
 
 
 
 
루한이 웃다 고개를 들어 민석을 쳐다 보는데 여전히 붉게 물든 민석의 얼굴을보고는 얼굴을 딱 굳히고 민석의 얼굴 가깝게 제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그런 게 아니 긴, 형 얼굴 지금 완전 빨갛다 고. 루한의 얼굴이 다가올수록 민석의 심장 박동수도 빨라졌다. 두근 두근 -. 루한이 민석의 이마에 제 이마를 대어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열 나잖아."
 
 
"에?"
 
 
 
 
루한의 말에 민석은 제 이마에 손을 대 보았다. 이마가 뜨끈했다. 아, 열이 나는구나. 그제서야 몸이 나른 해지는 것을 느낀 민석은 끄응하고 옅은 신음을 흘리고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 다. 머리가 띵하고 울리며 지끈 거렸다. 루한의 인상이있는대로 구겨져 민석의 허리를 부축 해 침대에 다시 눞 혔다.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찬 바람 쐬면서 비 맞지 말라고 했잖아!"
 
 
"그치만 창문을 열지 않고서는 못 버틸 정도로 빗소리가, 빗방울이 너무 예뻤어."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아플 거면서 뭐하러 비를 맞아!"
 
 
"그 정도로 비를 좋아 하니까 괜찮아."
 
 
"형 그러다 또 건강 안 좋아 져서 쓰러지면 이젠 못 일어날 수도있는 거 알아, 몰라! 그러다 정말로 쓰러져서 못 일어나면 나는 ......!"
 
 
"루한 ......."
 
 
 
 
루한이 힘없이 고개를 떨 궜다. 그럼 난 정말 혼자가되는 거 잖아 ....... 루한이 말끝을 흐렸다. 루한의 어깨가 조용히 떨려 오는 것을 보며 민석은 가슴이 아파왔다. 혼자. 그렇다, 정말 혼자가되는 것이 겠지. 잠시 혼자 남겨져 무서워 할 루한을 생각한 민석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가 싶 더니 이내 눈물 한 방울이 민석의 볼 위로 떨어졌다. 제 앞에 보이는 루한의 어깨가 오늘 따라 유난히 작아 보이고 위태로워 보여 민석은 자신도 모르게 팔을 뻗어 루한을 끌어 당겼다. 민석의 손길에 힘없이 쓰러​​지 듯 민석의 위에 뉘 여져 안겼다.
 
 
 
 
"난, 난 절대 죽지 않아, 찬 열아."
 
 
"흐으 ......."
 
 
"널두고 가지 않을거야. 악착 같이 살아서 네 옆에있을 게. 절대 네가 혼자가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게."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마, 루한 ....... 루한에게 깔리 듯 누워있는 민석은 조용히 팔을 들어 루한의 등을 쓸어 내렸다. 민석은 혹시라도 자신이 소리 내 울면 루한이 맘 편히 울지 못할까 조용히 소리를 죽이고 흐느껴 울었다. 루한은 혹시나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날아 갈까 한눈 팔면 사라질까 민석을 꽈악 안았다. 무의식 중의 행동 이었지만 그런 루한의 행동에 민석은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민석은 루한을 더욱 꽉 안아 주었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불안해하지 말라는 민석의 소리없는 외침이었다. 둘은 그렇게 한참을 흐느끼며 서로에게 의지하여 끌어 안고 있었다.
 
 
 
 
*
 
 
 
 
"형, 나 다녀올 게."
 
 
"그래, 얼른 다녀와."
 
 
 
 
루한이 넥타이를 마저 올리고​​ 민석을 돌아 보았다. 방금 자다 일어나 부시시 한 머리에 얼굴에는 아직도 잠이 한가득이라 반쯤 풀린 눈으로 침대 위에 앉아 루한을 올려다 보며 베시시 웃는 민석의 모습에 루한이 헛기침을하며 고개를 돌렸다. 루한의 귀가 빨갛게 달아 올라 있었지만 민석은 눈치 채지 못했다.
 
 
 
 
"오늘은과 모임있어서 늦을 것 같아."
 
 
"알 겠어."
 
 
"혹시 몰라서 백현 이랑 준면 이형 한테 병원 들르라고 했어."
 
 
"에에? 걔네도 바쁠 텐데 뭐하러 그런 부탁을 했어."
 
 
"나 없으면 또 밥도 안 먹고 창문 열고 비 내리는 것만 볼 거 잖아."
 
 
"거든 아니?"
 
 
"맞거든요, 에베 베 -."
 
 
 
 
다녀 오면 준면이 형 한테 밥 먹었는지 약은 챙겨 먹었는지, 비는 또 얼마나 맞았는지 다 물어볼 거니까 알아서 해요. 루한이 짖 굿게 웃으며 말하자 민석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그래. 내가 누굴 말리 겠니. 민석이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얼른 가시죠, 지각하겠습니다?
 
 
 
 
"그럼 나 다녀올테니까 내 걱정 말고있어 라?"
 
 
"야, 그거 내 대사 아니야?"
 
 
"아무렴 어때 -. 어, 지각이다 -! 오늘 아침 일찍부터 강의 있는데 -!"
 
 
 
 
나 진짜 다녀올 게, 오늘 하루 종일 비 온다고 했어. 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창문 열어 놓고 있음 혼난다 -! 루한이 문을 열고 급하게 뛰어 나갔다. 어지간히도 급했는지 문도 닫지 않고 나간 루한에 민석이 피식 웃고는 문을 닫기 위해 일어 섰다. 문을 닫으 려 손을 뻗는데 누군가 문 앞에 섰다. 민석은 그를보고 얼굴이 환 해졌다.
 
 
 
 
"민석이는,이다 오랜만?"
 
 
"큰아버지 -!"
 
 
 
 
민석이 덥썩 큰아버지를 안았다. 어이쿠,이 녀석. 하하 웃으며 민석을 마주 안는 손길에 민석의 마음이 편 해졌다. 그러다 큰아버지를 놓고 눈을 반짝이며 속사포로 질문을 쏟아 부었다. 큰아버지,
 
 
 
 
"한국에는 언제 오신 거에요? 창민 형도 같이 왔어요? 창민 형은 어디 있어요? 밥은 드셨어요?"
 
 
"욘 석아, 천천히 물어봐. 어디 도망 안가."
 
 
"그렇지만 물어볼 게 한 두가지가 아닌 걸요!"
 
 
"한국에는 어제 저녁에 도착했고 창민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곧 올거야. 밥은 먹고 왔지."
 
 
 
 
오랜만에 우리 민석 이랑 루한 만나는 거니까 눈 뜨 자마자 바로왔다. 민석의 머리를 쓰다듬 던 큰아버지는 잠시 쓰다듬 던 것을 멈추고 민석을 슥 훑어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는 큰아버지 께 고개를 갸웃 거리는 민석의 모습에 큰아버지가 민석에게 말했다.
 
 
 
 
"민석이 너, 더 수척 해졌 잖아."
 
 
"아니에요, 루한이 잘 챙겨줘서 많이 좋아졌는 걸요?"
 
 
"그럼 그 전에는 얼마나 더 말 랐던 거냐?"
 
 
"에 ......."
 
 
"어휴,이 둔 탱이."
 
 
 
 
정말이지 루 서방 아니 었으면 민석이 걱정 되서 어찌 살았 을까 몰라.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루한을 루 서방이라 칭하는 큰아버지에 민석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큰아버지!
 
 
 
 
"루, 루 서방 아니라니까요!"
 
 
"왜, 우리 루 서방이 얼마나 좋은 남잔데. 나는 루 서방 아니면 너 다른 남자 랑 사귀는 거 허락 안 해."
 
 
"큰아버지, 우리 그런 사이 아니라 고요! 그리고 저도 남잔데 왜 걔가 서방이에요!"
 
 
 
 
하하, 농담이다, 농담. 그나저나 루한이 안 보이네? 루한은 어디 갔니? 루한은 아침 일찍 학교 갔어요. 뾰로통 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툴툴 거리 듯 대답하는 민석의 입술을 큰아버지가 쭉 잡아 당겼다. 요 오리 주둥이.
 
 
 
 
"으 브브 -! 으그 느으 (! 이거 놔요)"
 
 
"오리 주둥이 확 뽑아 버려야지."
 
 
"즐 믓흣 으으! (잘못 했어요!)"
 
 
 
 
잘못한 줄은 아나 보지 얄밉게 웃어 보이며 쭉 잡아 당긴 입술을 놓아 주자 민석이 입술을 감싸며 소리없는 비명을 내 질렀다. 아, 진짜 아파! 민석이 입술을 감싸 쥐고 소리없는 비명을 내 지르는 동안 큰아버지는 다시 가실 채비를하는 듯 외투를 입었다.
 
 
 
 
"어, 벌써 가시 려고요?"
 
 
"응. 오늘은 루한 한테 볼일이 있었는데 루한이 없다니까 가봐야지."
 
 
"치, 루한 큰아버지에요, 제 큰아버지에요?"
 
 
"루한 큰아버지 할까?"
 
 
"아, 진짜!"
 
 
"하하, 루한이 왜 너 한테 말장난하는지 알 것 같다."
 
 
 
 
나 간다, 밥 잘 먹고, 약 잘 챙겨 먹고, 또 비 온다고 창문 열어 놓고 멍 때리지 말고. 루한 한테 물어 본다? 큰아버지의 말에 민석이 피식 웃었다. 큰아버지 진짜 루한 큰아버지 아녜요? 어떻게 루한 랑 똑같이 말 할 수 있지? 큰아버지는 민석의 말에 호탕하게 웃어 보이고는 잘 지내라며 느긋하게 나가다가 울려 오는 전화벨에 급하게 밖으로 뛰쳐 나갔다. 큰아버지가 나가고 민석은 큰 소리로 웃어 보였다. 푸 하하하 -!
 
 
 
 
"문도 똑같이 안 닫고 갔어, 푸 하하하 -!"
 
 
 
 
*
 
 
 
 
"야, 루한!"
 
 
"어, 준면 이형?"
 
 
"루한 안녕."
 
 
"형, 안녕. 우리과에는 어쩐 일이야?"
 
 
"야, 루한! 너 부른 건 난데 왜 나 한테는 인사 안하냐?"
 
 
"하이."
 
 
 
 
와, 완전 쌀쌀 맞다? 사랑이 식은 거 아니야? 흑 흑흑! 백현이 우는 시늉을 해 보이자 루한이 백현의 뒤통수를 후려 쳤다. 아악! 백현의 외마디 비명에 일순간 셋쪽으로 시선이 다 쏠리는 듯하다 금세 시선을 거두고 각자 할 일을했다. 백현이 뒤통수를 감싸고 팔짝 팔짝 뛰다 루한에게 소리 쳤다. 야, 왜 때려! 아프 잖아!
 
 
 
 
"아프라고 때린 것이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지랄, 내가 인소 그만 쳐 보 랬지."
 
 
"넌 좀 빠지고, 준면 이형, 우리과에는 어쩐 일이야?"
 
 
"야, 우리가 꼭 용건이 있어야만 만나는 사이 니?"
 
 
"넌 좀 빠지라고했다? 한 대 더 맞으려고 그러지?"
 
 
"어휴, 그럴리가요. 죄송합니다, 형님."
 
 
"준면 이형, 그래서 왜 왔다고?"
 
 
"하하, 별건 아니고 민석이 먹을 간식 좀 사가 려는데 민석이 뭐 좋아하는지 물어 보려고."
 
 
"아아, 그런 거였어?"
 
 
 
 
민석 이형 과자는 안 가리고 잘 먹고 음료수는 2 % 부족한 음료수 만 마셔. 생과일 주스는 안 가리고 다 먹고 특별히 치즈 케잌 완전 좋아하고 아이스크림은 콘 말고 쭈쭈바. 술술 내뱉는 루한에 잠시 멍하니 있던 백현은 중얼 거리 듯 말했다. 쟤는 정말 민석 형하고 안 사귀는 거 맞아?
 
 
 
 
"그냥 간단하게 치즈 케잌 사 가면 되나?"
 
 
"응, 우유는 힌 우유 만 마셔."
 
 
"알 겠어. 너 오늘 몇시에 들어와?"
 
 
"나 12시 넘어서 들어올 것 같은데."
 
 
"민석이 한테 전해 줄게."
 
 
"응. 기다리지 말고 꼭 먼저 자라고 전해줘, 알 겠지?"
 
 
"알 겠어. 나 먼저 간다, 백 현아?"
 
 
"응, 같이 와줘서 고마워, 형 -!"
 
 
 
 
백현이 먼저가는 준면을 향해 손을 짤짤 흔들었다. 뭐야, 너는 준면 이형하고 같이 안가? 루한의 말에 백현이 씨익 웃으며 루한의 손을 덥썩 잡고 앞으로 나아 갔다. 어, 뭐야? 어디가는 건데? 얼떨결에 백현에게 끌려 가듯 따라가는 루한의 물음에도 백현은들은 척도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야야! 어디 가는데!"
 
 
"일단 들어가서 얘기 좀 하자고 -."
 
 
"얘기 뭔!"
 
 
 
 
백현은 루한이 소리를 지르 건 말건 콧노래를 흥얼 거리며 여전히 루한을 끌고 갈 뿐이었다. 루 한도 지쳤는 지 이젠 입을 다물고 백현이 어딜 그렇게 대단한 곳에 대려 가나 보자하는 심보로 따라갈 뿐이었고 도착한 곳에서 백현은 루한에게 시원하게 얻어 맞았다.
 
 
 
 
"에라이, 씹 새끼 야! 여길 오려고 그 난리를 피 웠냐!"
 
 
"뭐! 아악, 아파! 악!"
 
 
"어딜 대단한 곳에라도 대려가는 줄 알았 드 만!"
 
 
"대단한 곳 이잖아, 돈 내고 앉아 있음 마실 거주고 냉방, 난방 다되는 곳! 아악!"
 
 
"말이나 못하면 좀 좋냐!"
 
 
 
 
한참을 티격태격 거리며 싸우던 둘은 뒤늦게 자신들을 바라보며 수 근대는 사람들의 시선을 알아 차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없이 황급히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아메리카노 2 잔 이요. 둘 다 아이스 로요. 백현이 커피를 주문하고 커피를 가지러 올 때까지 루한은 말없이 백현을 노려보기 만했다.
 
 
"야, 나 뚫 리겠다 그만 째려 봐 -.."
 
 
"죽이고 싶다, 진짜."
 
 
"워워, 진정하라고, 친구 -. 살인은 좋지 않아 -."
 
 
"그래서 용건이 뭐야?"
 
 
 
 
루한이 여전히 백현을 쏘아 보며 말했다. 거 참, 더럽게 제촉 하네. 백현이 허허 웃고는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마셨다. 아메리카노는 여기가 제일 맛있다니까? 늦장 부리 듯 말하지 않던 백현이 입을 열었다. 그냥,
 
 
 
 
"난 너랑 고등학교 때 만나서 친 해졌 잖아 그냥 이것 저것 알고 싶은 게있어서 -.."
 
 
"이것 저것 뭐."
 
 
"민석 이형하고는 어떻게 알고 지내는 사이야?"
 
 
"......."
 
 
 
 
백현의 질문에 루한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 아, 또 생각나 버렸어. 루한이 머리가 아픈 듯 지끈 거리는 머리를 한 손으로 부여 잡고 침묵했다. 그래, 어쩌면 말 해두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믿을만 한 친구니까. 루한이 아파 오는 머리를 애써 무시하고 입을 열었다.
 
 
 
 
"형 이랑 나는 어렸을 적부터 친 했어."
 
 
 
 
*
 
 
 
 
[과거 회상 - 루한 시점]
 
 
 
 
민석 이형과 난 부모님끼리 서로 친 하셔서 거의 같이 자라 다싶이 커 갔다. 옆집이었던 형과 나는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학원을 다니고 가끔 서로의 집에서 밥도 먹으며 친형제처럼 커 갔다. 15 살의 나는 처음으로 형에게 설렘을 느꼈고 여린 마음에 고백도 못하고 그냥 속으로 삭혀두고 있었다.
 
 
 
 
"와, 진짜 얼마 만에 가보는 여행인지 모르겠네!"
 
 
"좋아 그렇게?"
 
 
"하지 당연!"
 
 
"부모님들 쉬러 가시는 차원에서 놀러가는 거라지만 네가 그렇게 좋아 하니까 나도 좀 설렌다."
 
 
"끄 아아 -! 오랜만에 실컷 놀다 와야 지"
 
 
 
 
오랜만의 여행이었다. 양쪽 부모님끼리가는 여행에 꼽사리 껴서가는 것 뿐이었지만 공부를하지 않는다는 것에 나와 형은 충분히 들떠있는 상태였다. 여행은 우리 부모님 께서 제안하신 것이고 여행 장소와 교통편은 형네 집에서 준비 하셨으며 숙소는 우리 삼촌이 알고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서 우리 쪽에서 구했다.
 
 
 
 
"얘들 아, 빨리 타 -!"
 
 
"가요 지금!"
 
 
 
 
여행 당일, 아침 일찍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이었을 것이다. 새벽녘의 도로는 희뿌연 안개가 짖게 깔려 있었다. 아무리 설레고 들뜬 상태 라지만 잠을 이길 수는 없었다. 다들 죽은 듯 잠을 자고 있었고 형네 아버지 만 깨어서 차를 몰고 계셨다. 나는 깨어서 게임을하고 있었다.
 
 
 
 
"오늘 안개가 많이 꼈네?"
 
 
"그러게요. 이러다 사고 나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나 말이다."
 
 
 
 
그 순간이었다. 안개 속에서 무엇인가 반짝이 더니 큰 대형 트럭 한 대가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아저씨는 급한 마음에 옆으로 핸들을 틀었지만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큰 소음, 엄청난 고통과 함께 난 정신을 잃었고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형의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은 이세상 사람이 아닌 뒤였다.
 
 
 
 
"루한, 이제 어쩌누 ....... 너희 부모님이, 흐윽 ......."
 
 
"고모, 울지 마세요 ......."
 
 
 
 
모든 것이 조용하게 이루어졌다. 부모님의 장례식에는 가까운 친척 만 모여서 조촐하게 치뤄졌다. 형은 멍하니 앉아 영정 사진 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형 옆에 서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한참을 말이 없던 형이 입을 열었다.
 
 
 
 
"루한."
 
 
"응, 형."
 
 
"이제 우리 둘 뿐이야 ......."
 
 
"응 ......."
 
 
"그럼,"
 
 
"응, 형."
 
 
"내가 네 가족이되어 줄게."
 
 
"......."
 
 
"친 동생이라 생각하고 아껴 줄게. 우리 둘 뿐이 잖아 ......."
 
 
 
 
형의 눈에서 기어코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한 번 터진 눈물샘은 쉽사리 마르지 않았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 던 눈물이 이제는 혹 포수처럼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껴 우는 형을 보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 형의 앞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얼굴을 가리고있는 손을 잡아 내렸다.
 
 
 
 
"형, 형."
 
 
"응 ......."
 
 
"내가 아직 어려서 능력도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지만 형 힘들게 안 할게."
 
 
 
 
그러니까 힘들면 참지 말고, 삭 히지 말고 나 한테 풀어. 어려도 그 정도는 받아 줄 수있어. 그제서야 얼굴을 일그러 트리고 소리내어 펑펑 우는 형을 끌어 당겨 꼭 안아 주었다. 우린, 그 날 가족이 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
 
 
 
 
"그래서 형 이랑 같이 살고 있고, 친형보다 더 소중한 존재 야, 나 한테 민석 이형은."
 
 
"그런 일이 있었던 거라면 괜히 물어 봤네 ......."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다 지난 일 이니까."
 
 
"그래도 ......."
 
 
 
 
백현이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우지 못하자 루한이 피식 웃으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웃었다. 가라 앉은 분위기를 변화시켜보고자 루한이 웃는 표정을 유지하며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랑 형에 대해서는 왜 물어 보냐?
 
 
 
 
"아, 이거 직접 말로 하려니 쪽팔 린데 ......."
 
 
"응?"
 
 
"나,"
 
 
 
 
민석 이형 좋아 하거든. 백현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백현의 말에 루한의 얼굴이 굳어 버렸다.
 
 
 
 
 
 
 
 
-
 
 
 
 
 
 
안녕하세요, xiumincut 입니다. 보시다싶이 한국인이에요!
잘부탁드립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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